생각의 발전소를 가동하라: 책을 읽어야 하는 '진짜' 이유
인간은 책을 읽지 않으면 생각의 범위가 자신의 일상적인 경험과 환경에 국한될 수밖에 없다.
현재 하고 있는 일, 맺고 있는 인간관계, 당면한 고민거리 등 지극히 주관적이고 폐쇄적인 생각의 틀에 갇히기 쉽다.
스스로 생각의 발전소 가동을 멈추는 것과 같다.
문해력 저하와 사고의 함정
사고력의 중요한 단면은 문해력으로 드러난다.
즉, 문해력이 낮다는 것은 사고력이 부족하다는 신호일 수 있다.
문해력이 낮으면 삶에서 마주하는 문제를 해석하고 고민하는 과정이 짧고 단순해진다.
피상적인 이해로 이어져, 실제 일을 진행했을 때 예상치 못한 문제에 부딪히는 결과를 낳는다.
충분한 사고력을 갖췄다면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었을 문제들이다.
또한, 학교 공부, 입시, 자격증 시험, 고시 등 문명사회의 여러 학습적 진입 장벽을 통과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세상 이해의 폭과 판단의 기준
독서를 통해 생각의 지평을 넓히지 않으면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다.
이해하지 못하는 현상을 단순히 "왜 저래?", "저게 뭐야?" 와 같이 피상적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세상을 보는 눈을 왜곡시키고, 결과적으로 자신의 삶에서도 올바른 판단을 내리기 어렵게 만든다.
민주주의의 원리, 경제의 기본 작동 방식 등 우리 사회가 공유하는 생각의 객관적인 기준점을 갖추지 못하면, 모든 판단은 주관에 치우치게 되고 이는 개인적인 삶의 실패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생각의 지평 없이 자기계발서만 읽는다면, 판단 기준 없이 요령만 배우는 셈이다.
잘못된 방식으로 요령을 활용하게 만들 위험이 크다.
심리적 안정감의 원천
생각이 일상에만 갇히면, 그 일상 안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마치 작은 배가 태풍을 만난 것처럼 크게 흔들린다.
자신의 삶 전체가 흔들리는 듯한 불안감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독서를 통해 세상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견고한 생각의 지평을 구축하면, 개인에게 일어나는 일은 더 넓은 세상의 일부로서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문제 상황과 객관적인 거리를 확보하게 되어 심리적 안정감을 얻을 수 있다.
이것이 독서가 주는 중요한 가치 중 하나이다.
독서 경험의 '타격감': 몰입과 자아 갱신을 통한 변화
오랫동안 책을 읽지 않다가 다시 펼치면 처음 몇 페이지는 뻑뻑하게 느껴질 수 있다.
책마다 고유한 구조(소설, 교양서 등)가 있는데, 이 구조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참고 몇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책의 정보가 들어오고 작가의 문체에 적응하면서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된다.
시공간이 사라지는 몰입의 순간
어느 순간 주변의 시공간이 사라지는 듯한 강렬한 몰입 상태에 빠져드는 경험이다.
정신을 차리고 보면 몇 시간이 훌쩍 지나 있고, 책장은 수십 페이지 넘어가 있곤 한다.
읽고 이해하는 정도가 특정 임계점을 돌파할 때 발생하는 이 몰입감은 그 자체로 강력한 '타격감'을 선사한다.
이 경험은 "와!" 하는 감탄사를 자아내게 만든다.
책 내용이 주는 '자아 갱신감'
두 번째 타격감은 책의 내용이 독자 자신을 강하게 흔들 때 찾아온다.
특정 책을 읽고 난 후, 읽기 전의 나와 읽은 후의 내가 마치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을 받는 것이다.
이를 '자아 갱신감'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이러한 자아 갱신은 때로는 점진적으로, 때로는 한 권의 책을 통해 급격하게 일어나기도 한다.
독서 근육과 탐색의 즐거움
이런 강렬한 독서 경험을 한 번 하고 나면, 즉시 '독서 근육'이 풀리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처음 서가 앞에서 느꼈던 "왜 이렇게 두껍고 글자가 작아?" 하는 부담감이 상당 부분 사라진다.
일정 두께의 책까지는 그 즉시 편안하게 느껴지기 시작한다.
이런 경험이 서너 번 반복되면, 서가로 향하는 발걸음에는 기대에 찬 흥분과 설렘이 가득하게 된다.
읽고 싶은 책을 찾는 과정 자체가 즐거워지고, 마치 한도가 정해진 카드를 쓰듯 열정적으로 책을 고르게 된다.
이렇게 빌린 책들을 다 읽지 못하고 반납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쌓인 '어떤 책이 어디에 있었는지'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는 향후 독서 활동의 중요한 동력이 된다.
필요에 의해서든, 우연히든 "아, 그때 그 책!" 하고 떠올리며 다시 찾아 읽게 되는 계기가 된다.
"어른이라 늦었다?" 오히려 더 강력한 독서 효과를 얻는 비결
많은 성인이 "이제 와서 책을 읽는다고 뭐가 달라지겠어?", "어릴 때 읽었어야지, 이미 머리가 굳었어."라고 말하곤 한다.
하지만 이는 명백한 오해다.
실제로 독서 효과는 나이가 많을수록 더 강력하게 나타난다.
성인 독서, 왜 더 효과적일까?
다양한 연령대의 독서 지도를 해본 결과, 독서를 통해 얻는 성장과 변화의 폭은 성인에게서 훨씬 더 크게 나타났다.
어릴수록 효과가 적고, 나이가 많을수록 효과가 세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책을 읽는 것은 단순히 글자를 해독하는 행위가 아니라, 세상을 읽는 것과 같다.
성인은 비록 오랫동안 책을 읽지 않아 문해력 수준은 낮을 수 있지만, 세상을 살아온 경험의 깊이와 넓이는 어린 학생들과 비교할 수 없이 풍부하다.
이 풍부한 삶의 경험이라는 자산을 가지고 책을 읽기 시작하면, 문해력이 향상되는 속도가 놀랍도록 빠르다.
마른 스펀지가 물을 빨아들이듯 지식과 정보를 흡수한다.
또한, 책의 내용과 자신의 경험을 연결하며 이해하기 때문에, 내용적인 측면에서도 훨씬 더 깊고 강렬한 공명과 성찰을 경험하게 된다.
두려움을 넘어 '전가의 보도'를 얻는 길
따라서 나이 때문에 독서를 망설일 필요는 전혀 없다.
오히려 성인이기에 더 큰 도약을 이룰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일단 한 권부터 시작해보자"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하면 된다.
꾸준히 읽어 나간다면, 1년 안에 문해력이라는 강력한 '전가의 보도'이자 '약방의 감초'를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
삶의 다양한 진입 장벽을 훨씬 수월하게 넘도록 돕는 핵심 아이템이 될 것이다.
'눈높이 독서'의 중요성: 오만과 맹신을 피하는 방법
독서의 효과를 제대로 누리기 위해서는 올바른 태도, 즉 애티튜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책을 많이 읽고도 오히려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대부분 잘못된 독서 태도에서 비롯된다.
기본 자세: 진지함과 신뢰
책을 읽을 때는 기본적으로 진지한 자세를 가져야 한다.
여기서 진지함이란, 마치 세상에 읽을 마지막 책인 것처럼 그 책에 온전히 집중하는 태도를 의미한다.
다음 읽을 책을 생각하며 마음이 급해 속독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읽고 있는 책의 내용과 저자의 생각에 깊이 몰입해야 한다.
또한, 내가 고른 책과 저자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가 필요하다.
"이 작가가 최선을 다해 썼을 것이다"라는 믿음을 가지고, "당신이 깊게 고민한 만큼 나도 최선을 다해 이해해보겠다"는 자세로 책을 펼쳐야 한다.
좋은 책을 고르는 기준과도 연결된다.
잘못된 태도와 그 위험성
- 1. 눈높이보다 낮은 책 읽기 (오만한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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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
"네가 뭘 알아?", "어디 한번 보자"는 식으로 저자를 내려다보는 태도. 자신의 생각과 맞는 내용은 수용하고, 다른 내용은 "헛소리"로 치부한다.문제점:
확증 편향이 강화된다.
자신의 기존 생각만 공고해질 뿐, 새로운 지식이나 관점을 받아들이지 못해 성장이 멈추고 오히려 편협해진다. - 2. 눈높이보다 높은 책 읽기 (맹신하는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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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
"이렇게 위대한 분이 쓴 책이니 다 맞겠지"라는 관점으로 저자의 말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한다.문제점:
이해가 아닌 수용에 그친다.
책의 내용이 자신의 생각으로 흡수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의 자아를 둘러싸는 장벽이 되어 주체적인 사고를 방해한다. - 3. 눈높이에 맞는 책 읽기 (올바른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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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
"최선을 다해 이해해보겠다"는 자세로 접근한다.
자신의 생각과 다른 부분을 만나면 "왜 이렇게 얘기했을까?" 곰곰이 고민하고, 저자의 논리를 따라가 보려 노력한다.결과:
깊이 이해한 후, "당신 얘기는 알겠지만, 나는 이러이러한 근거로 다르게 생각한다" 와 같이 자신의 주체적인 생각을 정립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매번 책을 읽을 때마다 도약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다.
결국, 책을 자신의 눈높이에 놓고 저자와 동등한 입장에서 진지하게 대화하려는 태도가 핵심이다.
어디서부터 시작할까? 독서 초보를 위한 실용 가이드
올바른 태도를 갖췄다 해도, 막상 독서를 시작하려면 어떤 책을 골라야 할지 막막할 수 있다.
특히 한국 성인의 평균 문해력을 고려할 때, 상당수의 성인 도서는 읽고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
자기계발서와 에세이의 함정
이 때문에 많은 사람이 비교적 읽기 쉬운 자기계발서나 에세이를 선택하게 된다.
이 장르들은 구체적인 경험을 다루거나 일상적인 사고를 전개하는 방식이라 언어 난도가 높지 않아 수용하기 편하다.
물론 이 책들의 콘텐츠 자체가 나쁘다는 의미는 아니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 생각의 객관적인 기준점이나 지평 없이 요령 중심의 자기계발서만 읽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또한, 자신의 언어 능력과 독서 능력에 맞는 책을 고르다 보면 취향에 맞지 않거나, 반대로 취향에 맞는 책을 고르면 너무 어려워 읽기 힘든 딜레마에 빠지기도 한다.
청소년 소설: 의외의 좋은 출발점
이런 딜레마에 빠진 성인 독서 초보에게 의외의 좋은 출발점이 될 수 있는 장르가 있다.
바로 청소년 소설이다.
"청소년들이나 읽는 책 아니야?"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직접 읽어보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청소년 소설에는 성인이 읽기에도 결코 유치하지 않은, 깊고 넓은 세계가 담겨 있다.
수준 높은 작품들이 많으며, 인간과 사회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담고 있기도 하다.
동시에 청소년 독자를 대상으로 하기에 언어적으로 비교적 평이하고 접근성이 좋다.
따라서 성인이 독서를 처음 시작하거나 다시 시작할 때, 부담 없이 재미를 느끼며 독서 근육을 키우기에 매우 적합하다.
청소년 소설 다섯 권만 재미있게 읽어보면, 독서의 즐거움과 함께 다음 단계로 나아갈 자신감을 얻게 될 것이다.
자주 묻는 질문 (Q&A)
A
생각이 일상에 갇혀 편협해지고, 문해력 및 사고력 저하로 문제 해결 능력이 떨어지며, 세상을 객관적으로 이해하지 못해 잘못된 판단을 내릴 가능성이 커집니다.
또한, 심리적 불안정성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A
'마지막 책처럼' 진지하게 집중하고, 저자를 신뢰하며 '눈높이에 맞춰' 비판적으로 이해하려는 열린 자세가 중요합니다.
나이에 대한 부담감을 버리고 "일단 한 권부터 시작해보자"는 가벼운 마음도 필요합니다.
A
자신의 관심 분야에서 쉽고 재미있게 쓰인 입문서나 교양 도서부터 시작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중요한 것은 난이도에 대한 부담 없이 꾸준히 읽는 즐거움을 찾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