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OKR 성공, 그 화려함에 가려진 진짜 비밀을 아시나요? OKR은 단순히 목표를 추적하는 '도구'가 아닌, 일하는 방식을 뿌리부터 바꾸는 '문화'이자 '철학'입니다. 이 글에서는 수많은 조직이 놓치는, OKR 성공을 위한 3가지 근본적인 사고의 전환점을 제시합니다.
'평가'의 족쇄를 풀어라: OKR을 연봉과 분리하는 용기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 바꿔야 할 것은 바로 이것입니다.
OKR 달성률을 개인의 성과 평가나 보상과 직접 연결하는 그 고리를 끊어내야 합니다.
솔직히 말해볼까요?
OKR 점수가 내년 연봉을 결정한다면, 당신은 어떤 목표를 세우시겠습니까?
아마도 100% 달성 가능한, 안전하고 보수적인 목표를 세울 겁니다. 실패의 위험이 조금이라도 있는 도전적인 목표는 쳐다보지도 않겠죠. 당연합니다. 그 누구도 자신의 연봉을 걸고 도박을 하고 싶지는 않으니까요.
제가 컨설팅했던 한 IT 스타트업이 그랬습니다.
야심 차게 OKR을 도입했지만, 6개월 뒤 남은 것은 직원들의 냉소뿐이었습니다. 연말 평가 시즌이 다가오자, 모두가 OKR 달성률을 '관리'하기 시작했습니다. 도전적인 목표는 슬그머니 사라지고, 누가 봐도 달성 가능한 '과제 목록'이 OKR로 둔갑했죠.
그 순간, OKR은 죽은 겁니다.
OKR의 심장은 '도전적인 목표(Stretch Goal)'를 통해 조직의 잠재력을 폭발시키는 데 있습니다. 하지만 평가라는 족쇄가 채워지는 순간, 그 심장은 멈춰버립니다. 직원들은 더 이상 달을 향해 로켓을 쏘려 하지 않고, 안전하게 울타리 안에서 공을 던지는 데 만족하게 됩니다.
물론 어려운 결정입니다. '평가랑 연동하지 않으면 누가 열심히 하겠어?'라는 불안감이 드는 것도 이해합니다. 하지만 구글을 포함한 수많은 성공적인 조직들은 증명했습니다. 진정한 동기부여는 돈이 아닌, 성장과 성취감, 그리고 위대한 목표에 기여하고 있다는 자부심에서 나온다는 것을요.
📝 진짜 대화는 분리 이후에 시작됩니다
OKR과 평가를 분리하면, 리더와 팀원은 비로소 '진짜'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됩니다. 목표 달성에 무엇이 어려웠는지,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 무엇을 배웠는지에 대한 솔직하고 건설적인 피드백이 오고 갈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조직이 성장하는 소리입니다.
'100점'의 저주를 깨라: 70% 성공이 진짜 성공인 이유
두 번째 전환점은 '성공'에 대한 우리의 정의를 다시 쓰는 것입니다.
OKR의 세계에서는 100점 만점이 아니라, 70점짜리 성공을 목표로 해야 합니다.
이게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고요?
만약 당신의 팀이 모든 OKR을 100% 달성했다면, 축하할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반성해야 할 일일지도 모릅니다. 그것은 목표를 너무 낮게 잡았다는 가장 강력한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OKR은 '도전'을 위한 도구입니다. 현재 우리의 능력으로 닿을 수 있을까 말까 한, 까치발을 들어야 겨우 보이는 저 높은 곳의 과일을 따기 위해 고안되었습니다. 구글에서는 이런 목표를 'Moonshot(달 탐사)'이라고 부르죠. 달에 로켓을 쏘는 것을 목표로 삼았을 때, 설령 달까지 가지 못하고 그 중간 어디쯤에 도달하더라도, 우리는 이미 지구 상공에 머무르려 했던 것보다 훨씬 더 멀리 나아간 것입니다.
핵심은 이것입니다.
100% 달성 가능한 목표를 완수하고 얻는 100점보다, 불가능해 보이는 목표에 도전해서 70%를 달성하고 얻는 70점이 조직을 훨씬 더 크게 성장시킵니다.
70%의 성공 과정에서 우리는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한계를 시험하며, 실패를 통해 무엇이 부족한지 처절하게 깨닫게 됩니다. 그 깨달음과 경험이야말로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자산입니다.
'100점의 저주'에서 벗어나세요.
팀원들에게 "이번 분기 OKR은 70%만 달성해도 대성공입니다. 대신,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대담하고 야심 찬 목표를 세워봅시다!"라고 말해보세요. 아마 팀원들의 눈빛이 달라지는 것을 목격하게 될 겁니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진 곳에서 비로소 혁신이 싹트기 시작합니다.
'명령'이 아닌 '대화'로 채워라: 아래로부터 시작되는 목표 설정
마지막 세 번째는 목표가 만들어지는 '방향'을 바꾸는 일입니다.
OKR은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명령(Top-down)'이 아니라, 위아래 양방향으로 오고 가는 '대화(Bi-directional)'의 산물이어야 합니다.
많은 조직이 OKR을 과거의 MBO(Management by Objectives)처럼 운영하는 실수를 저지릅니다. 경영진이 회사의 목표를 정해 각 부서에 할당하고, 부서장은 다시 팀원들에게 목표를 내려주는 방식이죠.
이런 방식은 '명령'에 대한 '복종'은 만들어낼 수 있어도, 목표에 대한 '주인의식(Ownership)'과 '몰입(Engagement)'은 절대 만들어낼 수 없습니다.
성공적인 OKR은 약 50%는 위에서 아래로, 나머지 50%는 아래에서 위로(Bottom-up) 목표를 설정하며 그 간극을 '대화'로 채워나가는 과정에서 탄생합니다.
회사가 '어디로 가고 싶은지(Objective)'라는 큰 방향성을 제시하면, 그 목표를 가장 잘 아는 현장의 팀원들이 '그곳에 어떻게 도달할 수 있을지(Key Results)'에 대한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내고 토론합니다.
이 과정에서 놀라운 일들이 벌어집니다.
리더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창의적인 방법이 나오기도 하고, 목표 달성을 위해 어떤 자원이 필요한지에 대한 현실적인 논의가 이루어집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팀원들이 스스로 목표 설정에 참여함으로써 그 목표를 '나의 목표'로 받아들이게 된다는 점입니다.
OKR 미팅을 '보고'하는 시간이 아닌, 가장 치열하게 '토론'하고 '논쟁'하는 시간으로 만드세요. 리더의 역할은 정답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좋은 질문을 던져 팀의 집단 지성을 끌어내는 것입니다. 왜 이 목표가 중요한지, 이 목표를 달성하면 고객과 회사에 어떤 가치를 줄 수 있는지 끊임없이 대화하며 공동의 그림을 그려나가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A)
가장 큰 차이는 '목적'에 있습니다. KPI(핵심 성과 지표)는 주로 현재 비즈니스의 건강 상태를 측정하고 관리하는 '계기판'과 같습니다. 반면, OKR은 현재 상태를 넘어 우리가 도달하고 싶은 '미래의 목적지'를 설정하고 그곳으로 나아가게 하는 '내비게이션' 역할을 합니다.
쉽게 말해 KPI가 '결과 관리'에 중점을 둔다면, OKR은 '성장과 변화'를 이끄는 데 그 목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KPI는 100% 달성이 중요하지만, OKR은 도전적인 목표 설정 그 자체가 더 중요합니다.
매우 현실적인 우려입니다. 하지만 이는 동기부여의 본질을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OKR의 핵심은 '자율성'과 '주도성'을 통해 내재적 동기를 끌어내는 것입니다. 직원들은 보상 때문에 일하는 것이 아니라, 의미 있는 목표에 기여하고 성장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동기부여 됩니다.
물론, 성과에 대한 평가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OKR 달성률이 아닌, 개인이 목표를 위해 어떤 노력을 했고, 팀에 어떻게 기여했으며, 그 과정에서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별도의 시스템(CFR: Conversation, Feedback, Recognition 등)을 마련해야 합니다. OKR은 그 평가를 위한 중요한 '참고 자료' 중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