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애들은 끈기가 없어"라는 낡은 비난에 상처받았나요? 이 글은 당신의 퇴사 고민이 '나약함'이 아닌, 한정된 에너지를 가장 가치 있는 곳에 쓰려는 '전략적 선택'임을 증명합니다. 퇴사가 아닌 '에너지 투자처'를 바꾸는 새로운 관점을 만나보세요.
"요즘 애들은 끈기가 없다"는 말, 정말 사실일까요?
“요즘 애들은 끈기가 없어.”
팀장으로 20년 가까이 일하면서 정말 지겹도록 듣고, 또 했던 말입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 역시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입에 달고 살던 말이었습니다. 조금만 힘들면 그만두고, 어려운 일은 어떻게든 피하려는 후배들을 보며 혀를 차기 일쑤였죠.
‘나 때는 말이야…’로 시작하는 꼰대의 레퍼토리를 늘어놓으며, ‘버티는 것’이 미덕이고 ‘인내’가 곧 능력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요즘 들어 그 생각이 완전히 틀렸을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완전히 다른 시대, 다른 규칙이 적용되는 게임을 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요즘 친구들은 끈기가 없는 게 아닙니다. 정확히는 무의미한 곳에 낭비할 끈기가 남아있지 않은 것입니다. 그들은 더 이상 ‘버티는 것’ 자체를 목적으로 삼지 않습니다. 대신, 자신의 한정된 에너지를 어디에 투자해야 가장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을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에게 ‘끈기’는 무조건적인 인내가 아니라, ‘가치 있는 곳에 집중하는 능력’과 동의어였던 겁니다.
퇴사는 '포기'가 아니라 '에너지 투자처'를 바꾸는 전략입니다
혹시 ‘에너지 총량의 법칙’이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사람에게 주어진 물리적인 시간과 정신적인 에너지는 한정되어 있다는 개념입니다. 하루 24시간, 우리가 쓸 수 있는 집중력과 열정은 정해져 있죠.
과거에는 그 에너지의 99%를 ‘회사’라는 단 하나의 투자처에 ‘몰빵’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습니다. 회사의 성장이 곧 나의 성장이고, 회사에서의 성공이 내 인생의 성공을 보장해주던 시대였으니까요. 안정적인 수익률이 보장된 우량주에 장기 투자하는 것과 같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떻습니까?
평생직장은 신기루가 되었고, 회사는 더 이상 개인의 미래를 책임져주지 않습니다. 어제의 유망 산업이 오늘의 사양 산업이 되는 걸 우리는 너무나도 자주 목격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여전히 내 모든 에너지를 회사에만 쏟아붓는 것은, 위험천만한 ‘고위험 투자’나 다름없습니다.
💡 당신의 에너지는 가장 소중한 자산입니다
퇴사를 '포기'나 '도피'로 생각하지 마세요. 그것은 나의 가장 중요한 자산인 '에너지'를 더 유망한 곳으로 옮기는 적극적인 자산 리밸런싱(Rebalancing) 활동입니다. 회사에서 소모되던 에너지를 나의 성장, 사이드 프로젝트, 새로운 기술 습득, 즉 '나'라는 우량주에 투자하는 것이죠.
결국 ‘자발적 퇴사’나 ‘조용한 퇴사’는 끈기 부족의 문제가 아니라, 지극히 합리적인 ‘에너지 투자 전략’의 변화인 셈입니다. 더 이상 성장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 회사에 쏟던 에너지를 거둬들여, 미래의 나를 위한 ‘커리어 피벗’의 종잣돈으로 삼는 것. 이것이 바로 요즘 세대가 회사를 대하는 방식입니다.
제가 '끈기 없는 신입'에게서 배운 가장 중요한 한 가지
이런 깨달음은 그냥 얻어진 게 아닙니다. 제 뒤통수를 세게 후려친 한 후배가 있었습니다.
3년 전, 저희 팀에 유독 조용한 신입사원이 하나 있었습니다. 일은 곧잘 했지만 딱 시키는 만큼만 했고, 회식이나 주말 등산 같은 단체 활동에는 늘 이런저런 핑계를 대고 빠졌죠. 눈에 띄는 열정도, 싹싹함도 없었습니다.
당시 제 눈에는 그저 ‘끈기 없고 사회성 부족한 요즘 애들’의 전형이었습니다. 몇 번이나 따로 불러다 “조금만 더 버텨봐라”, “원래 사회생활이 다 그런 거다”라며 진심 어린(?) 조언을 했지만, 그는 늘 알쏭달쏭한 미소만 지을 뿐이었습니다.
결국 그는 1년을 채우지 못하고 퇴사했습니다. 저는 속으로 ‘거봐, 그럴 줄 알았어. 저런 애들은 어딜 가도 똑같아’라고 생각하며 씁쓸하게 그의 사직서를 결재했습니다.
그리고 2년이 지난 어느 날, 업계 소식지에서 익숙한 이름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그 후배였습니다. 그가 퇴사 후 동료들과 함께 만든 작은 앱 서비스가 해외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는 기사였습니다. 제가 보기엔 회사 일에 관심도 없던 그가, 퇴근 후와 주말마다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어 자신만의 ‘투자처’를 일구고 있었던 겁니다.
그는 회사를 ‘포기’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회사에 쏟을 최소한의 에너지를 제외한 나머지를 자신의 미래에 ‘투자’했던 것입니다. 그 순간, 저는 깨달았습니다. 제가 그에게 ‘버티라’고 했던 모든 조언이, 실은 그의 가능성을 갉아먹는 소음이었을 뿐이라는 사실을요.
그는 끈기가 없었던 게 아니라, 자신의 끈기를 어디에 써야 할지 정확히 알고 있었던, 저보다 훨씬 현명한 투자자였던 겁니다.
당신의 퇴사 고민, '전략적 에너지 관리' 관점에서 보면 어떨까요?
만약 지금 퇴사를 고민하고 있다면, 스스로에게 ‘내가 끈기가 부족한가?’라고 묻지 마세요. 그건 전혀 중요하지 않은, 낡은 질문입니다.
대신 이렇게 물어보세요.
“나는 지금 내 소중한 에너지를 어디에 투자하고 있는가?”
이 질문은 당신의 고민을 ‘버틸까, 말까’의 소모적인 선택지에서 ‘어떻게 하면 내 에너지의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을까’라는 생산적인 방향으로 바꿔줄 겁니다.
낡은 관점 (끈기) | 새로운 관점 (에너지 투자) |
---|---|
힘들어도 버텨야 한다. |
이곳에 내 에너지를 쓰는 것이 합리적인가? |
회사를 나가는 것은 포기다. |
더 높은 수익률을 위해 투자처를 변경한다. |
회사에 충성해야 한다. |
나의 성장에 가장 많이 투자해야 한다. |
당신은 결코 끈기가 없는 사람이 아닙니다. 어쩌면 당신은 누구보다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설계하려는, 현명하고 용감한 투자자일지 모릅니다.
회사가 당신의 에너지를 소모시키기만 하는 ‘마이너스 통장’이라면, 과감하게 인출하여 당신의 미래 가치를 높여줄 ‘성장주’에 투자하세요. 그 선택은 도피가 아니라, 가장 탁월한 전략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A)
물론입니다. 모든 퇴사가 합리적인 것은 아닙니다. 여기서 중요한 기준은 '성장 가능성'입니다. 지금의 힘든 과정이 명확한 성장(기술 습득, 경력 개발, 네트워크 확장 등)으로 이어진다는 확신이 있다면, 그것은 '버티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투자'입니다. 하지만 성장의 열매 없이 그저 소모적인 감정 노동만 반복된다면, 그때는 에너지 투자처를 심각하게 재고해봐야 합니다.
처음부터 거창한 사업 계획을 세울 필요는 없습니다. 아주 작은 것부터 시작해보세요. 현재 직무와 관련된 온라인 강의를 듣거나, 평소 관심 있던 분야의 책을 읽거나, 사이드 프로젝트 관련 스터디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에너지 투자입니다.
핵심은 '회사 밖'에서 나의 가치를 높이는 활동에 꾸준히 에너지를 배분하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당신만의 새로운 투자처가 보이기 시작할 겁니다.